'쓰는 사람이어서 다행이고, 소설을 쓸 수 있어 감사하다'

할머니 이야기처럼 재밌는 글을 오래 쓰고 싶다

송주성 기자 | 기사입력 2020/04/27 [22:58]

'쓰는 사람이어서 다행이고, 소설을 쓸 수 있어 감사하다'

할머니 이야기처럼 재밌는 글을 오래 쓰고 싶다

송주성 기자 | 입력 : 2020/04/27 [22:58]

▶평생 한 번의 당선도 어려운 신춘문예 영광을 세 번이나 안은 화려한 등단의 '문서정 소설가'를 인터뷰했다.

 

  문서정 소설집.                                                                                       © 포스트24

 

Q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출간 계기가 있나요?

 

A : 제가 쓴 이야기를 이제는 단행본으로 정리해 독자들에게 보내야 될 때라고 생각했어요. 제 소설이 독자들에게 어떤 풍경으로 비칠지 궁금하고 작품을 오래 품고 있으면 이야기가 바래질 것 같은 노파심도 있었고요. 다행히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아 첫 소설집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Q : 소설 속 인물들이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A : 소설의 인물들이 살아온 시간 중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상처를 준 타자의 흔적, 또는 과도한 욕망에 휘둘리는 자아 등을 버려야 할 것들이라 생각했어요. 살아낼 시간들을 위하여, 생존하기 위해서는 버려야 하는 것들이죠. 최선영 평론가는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가 누군가에게 문학이자 생존 기술서로 읽히는 상상을 하게 된다’라고 평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죠.

 

Q :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단편소설들 줄거리가 궁금합니다.

 

A : 소설집에는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표제작인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는 대학시절 인문학동아리 멤버로 언제 어디서나 잘 울던, 아름답고 청초한 외모의 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외, 화자인 ‘나’가 서울행 고속열차 안에서 서울역 근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기사를 읽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레일 위의 집」, 여덟 살 때 집에 불이 나서 청력을 잃고 엄마와 언니를 잃은 주인공이 밤에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뒤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밤의 소리」, 옛 연인이 맡긴 개를 버리려고 떠나는 인물의 1박 2일 동안의 여정을 그린 「개를 완벽하게 버리는 방법」, 단기기억상실 증상을 보이는 주인공이 선산휴게소에서 자동차와 자동차 열쇠를 잃고 잊혔던 기억의 퍼즐 조각을 맞추어가는 「밀봉의 시간」, 동업자이자 연인의 죽음으로 빈털터리가 된 여자가 허름하고 음습한 아파트에 세입자로 들어가면서 고양이를 기르는 주인 여자와 대립과 갈등을 빚는 「나는 유령의 집으로 갔다」, 주간지 신문기자인 주인공이 소파 밑으로 기어들어 가 잠을 자는 기이한 행위를 냉철하고 씁쓸한 시선으로 풀어낸 「소파 밑의 방」이 있습니다.

 

Q : 소설가의 삶에 만족하신가요?

 

A : 소설을 써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힘들고 원하는 만큼 소설이 써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쓰는 일 자체는 행복합니다.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작가의 말’에 이런 문장이 있어요. ‘나는 내가 쓰는 사람이어서 다행이고 소설을 쓸 수 있어 감사하다. 오래도록 쓰는 사람이 되겠다.’

쓰는 일이 힘에 부칠 땐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요. ‘나만 힘든 게 아닐 거야, 그건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일 거야.’라고요. 그리고 가족에게 위안을 많이 받죠.

 

Q :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나요?

 

A : 장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완성되기까진 제법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들이 홍역처럼 치르는 성장기를 추리기법적인 구성으로 그리게 될 것입니다. 인물들이 서로를 증오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하며 또한 서로 연대하기도 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어린 시절, 할머니께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들려주던 이야기처럼 재미있고 사건 전개가 빠른 소설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 일어난 사회 현상을 담은 단편들도 쓰고 있고요. 쉬지 않고 꾸준히 쓰려고 합니다.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해처럼 빛나는 글과 동해의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상상력 또한 멈춤 없이 육지로 밀어 붙이는 천체 인력의 힘처럼 좋은 글을 끊임없이 쓰길 바라며 '문서정 소설가'의 다음 장편을 기대하며 인터뷰에 응해 주신 문서정님 감사드립니다.

 

 

 

 

 

  

    ▲ 문서정 소설가

 

 

  [약력]

 □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수필 당선.

 □  2015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 2015년 에스콰이어몽블랑문학상 소설 대상 수상.

 □ 2016년 천강문학상 소설 대상 수상.

 □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 2020년 스마트소설박인성문학상 수상.

 □ 소설집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테마소설집 『나, 거기 살아』 (공저) 출간.

 

 

 [편집=이영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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