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가로수'

낯설고 익숙한 가로수

이영자 기자 | 기사입력 2020/02/14 [21:57]

'미래의 가로수'

낯설고 익숙한 가로수

이영자 기자 | 입력 : 2020/02/14 [21:57]

 <생태에세이>    
                                                                 미래의 가로수

                                                                                                                         이지우

 

 월요일, 나는 서현동에 있는 문화센터를 간다. 

 시범단지에 있는 문화원 가는 길로 접어들면 가로수가 낯설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나무가 아닌 상수리나무가 가로수로 심겨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과천 종합청사 앞길에서 마주한 밤나무 가로수 길도 특이했다. 처음 보는 순간 어떻게 밤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졌을까 의아했다. 어쩌다 밤송이가 길을 걷던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면 밤 가시를 빼내려 병원행은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산에 있어야 할 상수리나무와 밤나무는 도심의 가로수로 적절한가를 생각한다.


 이용이 부른‘서울’이라는 노래에“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라는 노랫말이 있다. 감도 등장한다. 예전엔 이 노래를 듣고 참신한 아이디어라 생각하며 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사과, 감 등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가로수 길을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도롯가 가로수에 달린 과일을 먹으면 인체에 해롭다는 걸 알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로수로 가장 많이 심은 수종은 당연히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가 손꼽힌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가로수가 바로 양버즘나무이다. 이 나무는 잎이 넓을 뿐만 아니라 잎의 뒷면에는 털도 많다. 이 털은 먼지를 흡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속성수인만큼 해마다 전지를 해줘도 다음 해에 도장지를 쭉쭉 뻗어 많은 잎을 달기 때문에 매연을 잡아 주는 역할을 아주 잘해낸다.


 그런데 양버즘나무도 가로수로 적절치 못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잎의 뒷면에 붙어 있던 털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 인체에 들어가면 해롭다는 이유이다.


 내가 사는 동네는 주로 느티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분당신도시가 들어설 때 심어진 어린나무는 20여 년이란 세월 동안 자동차의 매연과 싸우며 적응하며 잘 자라왔다. 봄이 되면 연둣빛 새순과 여름에는 초록의 무성함으로, 가을은 노랗고 붉게 사람들의 마음마저 물들이지만 낙엽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느티나무는 병균에도 강하고 벌레도 잘 먹지 않는 나무라 오래 사는 나무이다. 도롯가에 3~4미터 간격으로 심어진 느티나무를 바라보다 문득 가로수들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나이만큼 굵어질 줄기와 수형. 과연 이런 나무들이 가로수로 적합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고 나는 가로수들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각 도로마다 테마가 있고 특징 있는 나무들이라 보기에는 좋지만, 길을 지날 때마다 가로수들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있다. 나만의 기우일까.


 그런데 얼마 전 은행나무 암그루가 도심의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아 퇴출하려는데 한 그루당 퇴출 비용이 200만 원이나 든다고 한다. 적지 않은 비용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하니 그럼 대체 어떤 나무를 가로수로 심어야 적절한지, 이 고민을 우리 모두가 해봐야 하지 않을까.


 미래에 다가올 여러 환경적인 요인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 가로수의 수종선택을 해야 하며 선택된 나무를 심을 때마다 여러 가지 검증된 연구 결과에 의해 심어진다면 다시 베어지는 일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일하기 편리함과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진 조경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들의 건강과 미적이며 지역적인 기후 특성에 맞아야 한다. 미래의 가로수는 이런 조건을 갖춘 나무를 찾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결하고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빈센트 반 고흐 (1853~1890) <알리스캉의 가로수길>

 

 

 

 

  □이지우 작가

  □약력: 현대수필등단,한국문인협회,생태에세이푸름에 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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