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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진돗개 바크가 사라지다

황혜련 장편소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송주성 기자 | 기사입력 2020/10/06 [18:06]

할아버지의 진돗개 바크가 사라지다

황혜련 장편소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송주성 기자 | 입력 : 2020/10/06 [18:06]

               

  ▲ 황혜련 소설가.                                                                                          © 포스트24

 

▶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가 돌아온 진돗개 바크의 행적에 대해 묻는 것이지만 실상 이 질문은 소설 속 등장인물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이웃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피상적일 뿐 그 이면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게 사실이다. 오늘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 황혜련 소설가를 인터뷰했다.

 

  © 포스트24

 

Q :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는 어떤 소설인가요? 

A : 이 장편소설은 접근성이 아주 쉬운 소설입니다. 그냥 무심코 흘려보내곤 하던 우리의 일상을 한 번 환기시켜보자는 의도에서 쓰여졌는데, 내 얘기, 이웃의 얘기, 고개를 조금만 돌려보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얘기여서 읽다보면 누구나 쉽게 동화되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 얘기를 끌어가는 화자가 12살 소년이어서 어린아이에서부터 노년층까지 누가 읽어도 무방한 점 또한 이 소설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그 서사의 중심에 진돗개 바크가 놓여있는데 개는 개일 뿐, 개의 향방만을 쫓지 말고 그 개를 놓고 벌어지는 인간의 속성이나 주변의 삶에 무게를 두고 읽어야 합니다.

 

 

Q : 소설 창작 활동은 어떻게 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A : 저는 정해놓고 하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무엇을 써야겠다 작정하고 있는 것도 없습니다. 저는 일상이 매우 단조롭고 권태로운 편인데, 그냥 멍 때리고 살다가 무심코 어느 것 하나에 꽂히면 그때부터 그 작품을 시작해서 손을 털 때까지 매달려 있습니다.

 

 

Q : 황혜련 선생님의 작가정신이 궁금합니다.

A : 작가라는 말도 부담스러운데 작가정신이라고까지 하니 손발이 오그라드는군요. 저한테 그런 게 있나 싶기도 하구요. 무튼 저는 그냥 씁니다. 대신 제 그물에 걸린 이상 대충은 없습니다. 한 가지 화두에 천착하면 끝도 없이 파고들어갑니다. 작품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치구요. 그래서 겸업이나 다작은 생각도 못합니다.

 

 

▶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는 그간의 작가가 추구했던 문학성향과는 전혀 다른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과 사건으로 누구에게나 쉽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 소설은 주연도 없고 조연도 없으며, 너의 얘기가 나의 얘기이며 나의 얘기가 이웃의 얘기인 듯 편하게 읽힌다. 그래서 12살 소년 준석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얘기에 동화되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는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할아버지 댁에 온 소년의 눈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나는 요즘 아파트 정자에 자주 나가 그곳에서 할머니들을 만납니다. 동네를 산책하다가 삼삼오오 어울려 노는 할머니들의 얘기가 궁금해 휴대폰을 보는 척 정자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있다가 오곤 합니다. 어느 날 보니 내가 할머니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고 있더라고요.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장편소설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한가위의 바쁜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신 황혜련 소설가의 건필을 빕니다.

 

 

 

 

   

    ▲ 황혜련 소설가

 

   [약 력]

 □ 2011년 <진주가을문예〉에 단편소설 「우리 염소」가 당선.

 □ 2013년 문체부 주관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수상

 □ 2014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깊은 숨」이 당선.

 □ 2016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 2018년 소설집 「불면 클리닉」

 □ 2020년 장편소설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편집=이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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