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그리고 숨

잡초인가 꽃인가

이영자 기자 | 기사입력 2020/09/23 [23:25]

탄천, 그리고 숨

잡초인가 꽃인가

이영자 기자 | 입력 : 2020/09/23 [23:25]

 

 ▲ 날개띠좀고추잠자리.                                                                                   © 포스트24

 

탄천에는 가을을 알리는 잠자리 떼가 하늘 높이 오르고 내립니다. 잠자리가 올라갈 사다리도 없고 도로표지도 없는 하늘길을 아무렇게나 날아다녀도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답니다. 붉은색을 띠면 수컷. 암컷은 갈색인 자연색을 띱니다. 이렇게 9월은 들판의 잠자리와 함께 붉게 물들어 갑니다.

 

 

 

  ▲ 강아지풀.                                                                                                 © 포스트24


벼과 식물인 강아지 풀도 씨앗을 얻기 위해 가을 햇살에 살을 내어 놓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수염처럼 생긴 까락은 새들이 씨앗을 훔치러 오면 코끝은 간질러 씨앗을 지키려는 전략입니다. 씨앗은 소중합니다.

 

 

 

  ▲ 돌피.                                                                                                       © 포스트24


의태식물 돌피는 논에서는 벼 사이에서 농부의 마음을 상하게 하던 잡초입니다. 벼보다 먼저 씨앗을 날리기 위한 전략을 쓰는 영리한 풀이랍니다.  벼가 없는 탄천에서 나홀로 피어 햇살을 받으며 알알이 씨앗을 키우고 있습니다.

 

 

 ▲ 방동사니.                                                                                                © 포스트24


어린시절이 생각나는 방동사니는 티브이가 처음 들어오던 시절 집집마다 지붕위에는 이렇게 생긴 안테나가 있었습니다. 안테나를 닮은 방동사니가 탄천에서 기지국 역할을 하고 있는 듯 스마트 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 명아자여뀌.                                                                                               © 포스트24

 

여뀌 군락을 만났습니다. 홀로 피어 사랑받는 풀이 아닌 함께 피어 무리를 이루니 더욱 아름답습니다. 흰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명아자여뀌는 꽃밭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탄천변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 고슴도치풀.                                                                                               © 포스트24

 

올 여름 무섭게 내린 폭탄비로 탄천의 다리가 자주 넘쳐 물속에 잠겼던 풀들입니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해였습니만, 그런 가운데도 이 풀은 물살을 잘 견디고 이렇게 나홀로 피어 있었습니다. 한 해 살이 풀로 열매가 고슴도치를 닮아 이름도 '고슴도치풀'입니다.  흔히 보이는 풀이 아닌 만큼 씨앗을 남겨 내년에도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 익모초.                                                                                                     © 포스트24


꿀풀과의 익모초는 꽃잎 중 아래 잎, 긴 혀를 내밀고 피어 있습니다. 몸에 이롭다는 익모초는 진분홍의 꽃 색깔이 지나는 사람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잠시 눈을 돌려 눈 맞춤을 합니다. 돌려나기 꽃차례가 층층으로 나있고 마치 꽃 요정들이 나와 탑돌이를 하는 거 같습니다.

 

 

  ▲ 환삼덩굴의 암꽃.                                                                                       © 포스트24


한여름 환삼덩굴은 주변의 나무나 꽃을 덮으며 전진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전진 할지 모르는 천하의 무법자 환삼덩굴이 가을이라 전진을 멈추고 열매를 성글게 하고 있습니다. 둥근 별사탕처럼 생긴것이 암꽃입니다. 그 옆에 작은 암꽃은 암술머리를 내밀고 수꽃이 꽃가루 주머니를 활짝 열어 수꽃가루를 날려 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털별꽃아제비.                                                                                          © 포스트24


털별꽃아제비는 털이 보실보실 많아 이름도 털자가 들어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예쁘지 않은 꽃이 없습니다. 흰색의 설상화가 이빨 빠진 어린아이의 이처럼 느껴집니다. 가을은 국화의 계절입니다. 차가움속에 꽃을 피우는 국화는 향기도 멀리 날아갑니다만, 이 꽃은 너무 작아 향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쇠별꽃.                                                                                                      © 포스트24


쇠별꽃의 특징은 꽃잎이 두 장씩 짝을 이룹니다. 또한 잎도 둘이 만나서 한 장 처럼 보입니다.  마치 꽃다발처럼 포장지가 꽃을 감싼 듯 합니다. '쇠'라는 접두사는 작다라는 뜻입니다. 아주 작아 눈에 보일듯 말듯 한 꽃은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눈길를 끌지 못한답니다. 특별하지 않은 이 꽃을 만나게 되면 밤하늘에 촘촘히 떠 있는 별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답니다.

 

 

 

  ▲새팥.                                                                                                        © 포스트24


덩굴성 식물인 이 새팥은 주변의 뭔가를 감아야 하는데 주변을 정돈되고 풀들이 자람을 멈추니 덩굴손을 뻗으려다 어찌할줄 모르는 자세를 하고 있습니다. 노란색의 꽃이 가을 들판에서 포인트을 주듯 빛이 납니다. 집 앞 탄천에 내려가 가을 풀을 만나며 잠시나마 코로나로 인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마음을 추스려립니다. 마스크를 벗고 정상적인 생활 하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가을의 탄천에서 생명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이풀들은 잡초인가 꽃인가의 생각 꼬리를 물어봅니다.

 

탄천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물소리는 사람 마음의 암금을 깨끗히 쓸어줍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마음이 답답할 때 위로를 받는 탄천과 함께 숨소리를 내니 행복합니다.

 

 

 [글,사진=이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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