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긴 행운목

시성 두보를 좇다

송주성 기자 | 기사입력 2020/07/06 [22:17]

목이 긴 행운목

시성 두보를 좇다

송주성 기자 | 입력 : 2020/07/06 [22:17]

 

  ▲ 이경숙 시인.                                                                                            © 포스트24

 

▶자태가 매우 아름답고 소리 또한 묘하게 아름다워 극락에 깃들어 산다는 극락조를 노래하며 굴레를 벗어나 자유를 얻고자 시를 쓰는 이경숙 시인을 인터뷰했다.

    

Q : 목이 긴 행운목은 어떻게 출간하게 되었나요?

A : 그동안 어떻게 하면 시를 잘 쓸 수 있을까 시에 매달렸습니다. 막연하고 모호한 문장 보다는 구체적이면서도 신선한 시어가 없을까 늘 고민했어요. 제목이나 주제를 생각하고 거기에 걸맞는 대상을 고르고 검색해 보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몰입하는 그 순간이 좋았고 한 편의 시가 완성되면 뿌듯하더군요. 아마도 그런 순간이 있어 시를 쓰게 되나봅니다. 그렇게 시집 한 권 분량이 돼 이젠 묶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책표지.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00pixel, 세로 790pixel

          

Q : 시집에는 어떤 시들이 실려 있나요?

A : 주변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감지하고 궁리하며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감각을 깨웠습니다. 대상을 따듯한 눈으로 보려고 마음을 다잡으며 쓴 시들입니다. 이웃에 관한 소소한 얘기, 생태환경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얻는 행복이나 기쁨도 제 생활이므로 거기서 얻는 영감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합니다.

          

Q : 대표 시 한 수 부탁합니다.

A :                        

 

              목이 긴 행운목

                                                    이경숙

 

        나무 기둥에서 뿌리내리면

        쉼 없이 발길질하면서

        싹을 틔워내지

 

        튼실한 뿌리는 꽃도 피워낸다지

 

       식솔을 끌고 금산으로 이주한

       어미는 뭉치지 못한

       모래무덤처럼 파도에 휩쓸려 갔지

       허공에 허우적거리다 또 절룩거리고

 

       이빨을 들이대고 솟아오르는

       물기둥을 의지하며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발돋음했지

 

       잎들은 그늘을 만들고

       칠년 만에 행운꽃을 피워냈지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며 향기도 뿜어냈지

 

       먼 곳에서 번져온 인삼향이 행운 꽃 속에 녹아들어

       옛집에는 벌 나비가 바글 바글거렸지

 

       가족 모두 목을 길게 내말고 함박웃음을 지었지

                                                   -전문

 

Q : 이경숙 시인의 창작활동을 듣고 싶습니다.

A : 화가는 손끝으로 자기의 생각을 그려내고, 무용수는 의상과 배경음악과 몸짓으로 영감을 풀어내고, 배우는 얼굴 표정, 목소리 강약의 톤으로 극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 속의 희노애락을 전달합니다.

시도 이야기를 풀어내 생각이나 철학을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글과 시어로 이미지나 진술을 통해 생각을 전하지요. 우선 내 시야에 들어온 사물이나 주제를 거미가 먹잇감을 노리고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는 것처럼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Q : 앞으로 독자에게 사랑받을 시는 어떤 주제와 소재가 될까요?

A : 아마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더 깊게 보고 넓은 시각으로 통찰하고 내 안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추스르고 냉철하게 듣고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게 되겠지요. 나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된 인간으로 가기 위한 작업으로 시를 쓰려고 노력합니다. 시성이란 말을 참 좋아해요. 시선 이백과 시성 두보를 한 걸음씩 좇으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만큼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이경숙 시인 시는 자신의 속물근성을 성찰하고, 죽은 이들을 애도하는 마음과 고통받는 이들까지 책임을 지고자 하는 사회적 윤리성을 갖고 있다. 자꾸만 잃어가는 자신의 마음을 지우지 않기 위해 가릉빈가의 노래를 상상하면서 마야부인의 품을 찾는다.

                                                                                         -권영옥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 이경숙 시인

 

  [약력]

 □ 2018년 <두레문학>등단

 □ 저서 :2020년 시집 <목이 긴 행운목>

 □ 이메일 :<mys108@hanmail.net>

 

 

  [편집=이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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