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책 읽기, 이대로 괜찮을까

독서는 아이가 스스로 읽고 싶어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 이정림 작가 (연재5)

이지우 기자 | 기사입력 2020/07/03 [07:20]

우리 아이 책 읽기, 이대로 괜찮을까

독서는 아이가 스스로 읽고 싶어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 이정림 작가 (연재5)

이지우 기자 | 입력 : 2020/07/03 [07:20]

                                                                       

 

 

                               우리 아이 책 읽기, 이대로 괜찮을까

                                “인생에 즐거운 일만 일어난다면 결코 용감해질 수 없다.”
                                                                                   - 메리 타일러 무어


                                                                                                                 이정림 작가   


독서는 아이가 스스로 읽고 싶어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읽고 싶어 하는 책 읽기가 되어야 독서에 대한 흥미를 키워나가게 된다. 아이가 읽을 책을 선택할 때는 책의 내용이 아이의 흥미와 성격에 맞는지 조율해주어야 한다.

나연이가 어렸을 때 책을 읽히려는 나의 욕심으로 한국헤르만헤세 세계명작전집과 한국문학 전집을 출판사 직원을 통해 구입했다. 책을 한꺼번에 구입하려니 집안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족한 돈은 집 안에 있는 금을 팔아서 해결했다.


책장에 진열된 책을 보면서 흐뭇했다. 책이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주기 위하여 부단히도 애쓰던 시절이었다. 나연이가 자연스럽게 책에 둘러싸여 있으면 좌윤이도 책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연이가 전집을 보더니 하나씩 보고 싶은 책을 꺼내 들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다. 아이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책을 주변에 두어서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읽을 책을 나연이가 고를 때에도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칭찬하고 격려해주었다.

 

나연이 방에도 책을 수시로 꺼내어 읽을 수 있게끔 많은 책을 비치해주었고 독후 활동을 하게끔 독서록을 작성하게 했다. 나연이의 본격적인 책 입문은 영국의 작가 J.K 롤링의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 시리즈』였다.

 

인간에게 마법사의 세계는 비밀이다. 그러나 마법사의 세계는 인간 세계와 함께 맞물려 있는 부분과 인간의 세계가 감지하지 못하는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법사 세계에서는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가 사라져 큰 축제가 벌어진다. 그리고 볼드모트의 공격을 받고 살아남은 아이 - 그래서 마법사 사회에서는 볼드모트를 무찌른 그 아이가 전설적 영웅 인물 취급을 받는다. - 해리포터는 볼드모트에 의해 부모를 모두 잃은 뒤 마법사를 싫어하는 머글인 이모의 집에 맡겨진다.

 

이후 해리는 친척들 아래에서 거의 학대당하다시피 자라던 중 11세 생일이 되고, 마법 학교 호그와트의 입학 통지를 받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데리러 왔다고 하는 거인 해그리드와 함께 마법의 세계로 가게 된다. 이후 해리포터는 엄청난 위험과도 마주하게 된다는 줄거리의 내용이다.

 

나연이는 엄청난 속도로 책에 대한 흥미를 붙여나갔다. 판타지 장르라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책에 흥미를 가지고 책을 대하는 것에 안도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읽고 나서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이후에 스테파니 메이어의 작품 『트와일라잇 시리즈+트와일라잇 + 뉴문 + 이클립스 + 브레이킹 던』을 사주었다. 처음에는 책을 사달라는 요청에 좋아서 사주었는데 뱀파이어를 다룬 사랑 이야기라서 아이에게 유익한 것 같지 않아서 후회했다.


나연이와 트와일라잇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나연이가 성장한 다음에 읽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아이는 포기 못 한다고 했다. 책을 읽는 게 좋아서 사주기는 했는데 학교 공부는 멀리하고 책만 읽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못 읽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읽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책을 안 읽어서 조급해했었는데 이제는 장르 불문하고 판타지에 빠져든 것 같아서 새로운 고민이 생긴 것이었다. 판타지를 읽는 동시에 학습 만화책 마법 천자문도 읽기 시작했다.
한자를 익힐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서 안심은 했는데 역시 만화책이라서 걱정이 시작되었다. 읽히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읽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엄마의 관점에서 책을 읽는 게 좋기도 하지만 학습만화는 망설여지게 되는 부분이었다.


미국 캔자스대학이 릭 스나이더 교수는 희망이론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그는 아동이 희망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내면화하느냐에 따라 위기상황이나 심리적 곤경에서 더 효과적인 인지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희망을 구현해내는 구체적인 방법과 스토리를 마음속에 잘 새긴 아이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더 희망적인 자기암시와 유연한 해결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찬욱은 영화<올드보이>로 2004년 칸 영화제에서 2등 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화감독이 되었다. 그는 연출뿐 아니라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감독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기 때문에 더욱 짜임새 있고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멋진 영화를 연출할 수 있다고 한다. 후배들이 어떻게 해야 시나리오를 그렇게 잘 쓸 수 있냐고 질문을 해올 때면 그는 한결같이 이런 대답을 한다.
“무조건 써라. 한 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해보아라. 끝까지 써서 완결된 작품을 만들어 보아라. 계속 쓰다 보면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아이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고도의 사고과정을 요구하는 창작과정이다. 읽은 책을 바탕으로 독후감이라는 새로운 창작활동을 해야 하므로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힘든 과정을 견디고 꾸준히 연습하고 쓰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면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아이가 읽는 책의 수준도 중요하다. 내 아이가 읽은 책이 스스로 골랐던 엄마가 골랐든지 간에 책의 수준이 아이의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아이마다 독서는 장르별로 이해력이 다르다. 학년별 독서목록이 지정되어 있어도 학년에서 읽어야 할 책이 바르다고 하더라도 내 아이에게 꼭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책을 읽고 난 후에 확인하는 방법은 질문이다.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해 보고자 하는 마음에 질문하게 되는데 기억에 관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 줄거리가 어떻게 되는지,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주인공의 이름이 무엇인지 등에 관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아이가 대답을 잘하고 기억을 잘하면 책을 잘 읽었다고 생각하게 되고, 대답을 못 하고 기억을 못 하면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여긴다.
기억력 위주의 평가나 질문을 하게 되면 아이는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책 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만 훑어보게 되는 책 읽기로 가게 된다. 책은 기억력 위주보다는 이해력 위주로 가야 한다.

 

책의 중요성은 아이가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성을 알려주는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보물 지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 습관은 굉장히 중요하다.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려는 방법 중에 ‘3다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다작多作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라’라는 말이다.
아이의 관심 분야를 찾아주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며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부모는 도와주어야 한다.

 

        

 

 

 

 

    ▲이정림 작가

 

  [약력]

 □ 서울 출생
 □ 2015 [문파문학] 등단 ,  2016 [시현실] 등단
 □ 저서 : <부모의 사춘기 공부><보물지도18><초보엄마 육아필살기><열살엄마 육아수업> 4권 출간
 □ 이메일 : juri00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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