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 기자의 '생태 수필'

유해식물의 강인한 생명력, -단풍잎돼지풀

이영자 기자 | 기사입력 2023/11/10 [00:17]

이영자 기자의 '생태 수필'

유해식물의 강인한 생명력, -단풍잎돼지풀

이영자 기자 | 입력 : 2023/11/10 [00:17]

                                           유해식물의 강인한 생명력

                                                                                                    

 

 

식물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유해식물과 유용식물로 나뉜다. 탄천이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2미터에서 4미터나 되는 유난히 키가 큰 ‘단풍잎돼지풀’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식물은 유해식물로 분류된다.

이 풀이 자라기 시작하면 마치 나무처럼 커져서 주변의 농작물이나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할 정도로 조성된다. 

특히 ‘단풍잎돼지풀’ 아래서 농작물을 재배한다면 그늘 때문에 사그라지게 된다. ‘둥근잎돼지풀’이나 ‘단풍잎돼지풀’은 인간에게 먹이 식물도 아닌 돼지의 먹이로 사용되던 풀이다. 이 식물은 잎의 모양으로 잎이 단풍잎처럼 갈라선 식물을 ‘단풍잎돼지풀’이라고 하고 잎이 갈라지지 않고 둥근 모양을 하고 있으면 ‘둥근잎돼지풀’이라고 한다. 

 이 돼지풀들은 국화과로 무서운 번식력이 특징이다.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이 있어 예민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아래로 향해 피는 자잘한 꽃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모두 땅을 향해 피어 있다. 

 수분이 끝난 꽃들은 곧 사 천여 개의 씨앗을 모두 땅에 쏟아 놓을 전략이다. 특히 씨앗은 뾰족뾰족하여 땅에 떨어지면 땅에 박히기 때문에 확실한 번식이 목적이다.

 우리는 이 돼지풀류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 어린잎이 나올 때 모두 뽑아 제거를 하면 돼지풀은 번식의 꿈을 접을 수 있을까. 끊임없이 나오는 새싹을 어찌하면 제거가 될지 어려운 숙제로 남는다.

 이들은 몇 해 전 우수수 떨어진 씨앗들은 땅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올 시기를 기다리다가 발아되기 좋은 조건이 되면 또 다른 번식을 꿈꾸며 영역을 넓혀 가기 때문이다.

 뽑아도 뽑아도 계속 나온다. 

 풀들의 전략은 그해에 발아가 안 되었어도 땅속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적당한 조건이 맞으면 번식을 하니 농사짓는 사람들은 늘 힘들게 풀을 뽑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작은 텃밭 하나를 일구기 위해서도 풀과의 전쟁을 치루어야 한다. 

 해마다 탄천이나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이런 돼지풀류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을 보게 되고 참여도 해 보았다. 지금도 이 풀을 만나면 무조건 뽑아 놓고 지나가게 되는 게 습관처럼 되었다. 그러나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다음 해에 또 나오는 생명력은 혹시 에이리언이 아닐까 라는 상상을 하며 진짜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한다.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교란종중에 특히 환삼덩굴은 자라기 시작하면 주변의 나무나 작물을 다 뒤 덮어 귀찮은 존재에 해당한다. 그래서 제거 작업을 하기 위해 이 풀은 걷어 내다보면 온갖 달고 있는 잔가시에 피부는 여기저기 생채기를 내 상처자국 마다 부풀고 따갑고 쓰리게 한다. 

 그런데 최근 환경의 날 행사에서 이 환삼덩굴을 이용해 손수건을 염색했다. 즉 염료로 사용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봄에는 여린 환삼덩굴의 새싹을 뿌리째 뽑아 나물로 데쳐 먹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무용지물이면서 유해식물로 분류하던 이 환삼덩굴도 쓰임새가 생긴 것이다. 아직은 널리 이용하지는 않지만, 자연적으로 번식의 조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유해식물의 생명력을 가지고 쓰임새에 대해 연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간절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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