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반점

김단혜 수필읽기(1)

이지우 기자 | 기사입력 2020/06/01 [08:19]

솔로반점

김단혜 수필읽기(1)

이지우 기자 | 입력 : 2020/06/01 [08:19]

                                                      솔로반점

                                                                                        

                                                                                                            김단혜 수필가

                               
우리 동네 광장로에 새로 생긴 중국집 이름은 솔로반점이다. 평일 오후 3시에 혼자오는 손님에게 자장면이 공짜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입구에는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집이라며 볶음면 최강 달인 명패가 붙어있다. 셰프에 대한 소개 글에 자꾸 눈이 간다. 혼자 온 걸 확인한 종업원은 1인용 테이블로 안내한다. 테이블은 ′ㅡ′자형의 바처럼 되어있다. 단지 테이블 앞에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가로놓여 있다.

 

정말 공짜일까? 라는 생각을 하는 사이 면이 앞에 놓였다. 셰프의 소개 글 때문인지 쫄깃한 면발에 불 맛을 제대로 살린 소스의 풍미가 일품이다. 혼자 먹어도 최고의 맛이다.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은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라는 이문재의 시가 생각났다. 자장면을 먹는데 불이 반짝인다.

“자장면 맛있나요?”
Yes, No.


나도 모르게 예스 버튼을 눌렀다. 이번에는 이렇게 맛있는 자장면 둘이 먹으면 더 맛있겠죠? 라고 묻는다. 망설임 없이 예스를 눌렀다. 순간 앞에 있던 칸막이가 열리며 바로 앞에서 자장면을 혼자 먹는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남자는 메꽃 빛깔의 티셔츠를 입었다. 깜짝 놀라기는 남자도 마찬가지다. 서로 쳐다보며 먹던 그릇으로 손이 가는 동안 두 분이 드시면 탕수육이 서비스라며 테이블 가운데 탕수육을 갖다 놓는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솔로반점엔 자장면 메뉴도 특색 있다고 알려준다. 홀로 세트가 있어서 자장면, 탕수육, 만두가 1인용으로 나오는데 홀로세트를 먹고 나면 둘이 먹은 기분이란다.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며 1인 가구 600만 시대다. 혼밥, 혼술은 물론이고 혼영(혼자영화보기), 혼여(혼자 여행가기), 혼노족(혼자 노래방가기)이 유행이다. 남자는 아내가 친구들과 유럽여행을 가고 혼밥 4일째란다. 난 평일 오후 3시라는 단어에 끌려 들어왔다. ′평일 오후 3시의 연인′이란 드라마가 뜨면서 마케팅에도 평일 오후 3시가 유행이다.

 

독수리에게 심장을 빼앗긴 새처럼 웅크리며 이별의 아픔을 견디는 여자. 여자는 오후 세시 새장 속에 감춰둔 립스틱을 꺼낸다. 평일 오후 세 시 여자의 외출은 시작된다. 밤도 낮도 아닌 철저히 혼자가 되는 시간이다.
자장면에 탕수육까지 먹은 우리는 솔로반점 후식인 애기사과에 딸기 샤베트까지 깨끗하게 비운다.
“메꽃의 꽃말을 아세요?”
속으로 중얼거리고 말하지 못한다.
′천천히 그리고 깊숙이….′
메꽃의 꽃말을 묻는 남자와 흑당버블라떼 라도 한잔 하고 싶은 평일 오후 세 시다.

 

 

 

 

 

  

   ▲ 김단혜 수필가


   〔약력〕

   □ <한국작가> 2010년 수필등단
   □  성남문학상 수상 (2018년)
   □  시집<괜찮아요, 당신> 책 리뷰집<들여다본다는 것에 대하여>
   □  수필집<빨간 사과를 베끼다>
   □  이메일 :  vip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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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돼지 2020/06/03 [12:41] 수정 | 삭제
  • 혼자도 식당에서 밥 먹을 수 있는.... 저는 혼자서 뭘 해보질 못한 듯합니다~용기 부족~ㅠ
  • 서은주 2020/06/01 [11:06] 수정 | 삭제
  •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은 듯한 시간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