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 찾기로' 시작한 소설 창작

이월성『인간등대』

송주성 기자 | 기사입력 2020/05/26 [21:26]

‘내 꿈 찾기로' 시작한 소설 창작

이월성『인간등대』

송주성 기자 | 입력 : 2020/05/26 [21:26]

 

  ▲ 이월성 소설가.                                                                                        © 포스트24


▶첫 소설집 <인간등대>로 문학평론가의 호평을 받은 이월성 소설가를 인터뷰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최근의 소설 미학은 현저하게 개별적 체험을 구체화하는 방향을 취하면서 독자가 상상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 독법을 요구하게 되었는데, 이월성의 소설은 이러한 양편향의 독법을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체험, 감수성, 감각의 깊이를 모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하였다.

 

또한 장두영 문학평론가는 이월성 작가는 타인의 얼굴 속에서 과거의 상처를 읽어내고 그 상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상처가 치유되고 세상의 중압을 버티는 힘을 얻게 된다는 작은 진리를 독자에게 알려준다. 그러한 공감의 힘으로 세상을 비출 때, 우리는 스스로 인간 등대가 되어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세상의 어둠으로부터 구할 수 있으며, 그러한 공감의 힘이 사람을 위로하고 감싸는 그곳이 바로 삶의 진정한 보금자리로서의 집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으로 우리를 이끈다고 평하였다.

 

  ▲ 이월성 소설집.                                                                                            © 포스트24

 

Q : <인간등대>는 어떻게 출판하게 되었나요?

A : <인간등대>는 저의 첫 소설집이라 제게는 의미가 큽니다. 1993년 <예술세계>로 수필 등단, 2015년 <한국소설>로 소설 등단을 한 뒤, 문예지와 동인지에 간간히 글을 발표만 했지 작품집은 내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글밭을 서성였을 뿐 치열하게 글쓰기를 한 것이 아니라서 제 자신에게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책을 내야겠다는 자극도 받았고 문예지 등에 일회성으로 발표한 글들은 쉽게 사라져 못내 아쉽기도 했습니다. 흩어진 구슬처럼 여겨졌던 글들을 모아 소설집을 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 출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Q : <인간등대>의 줄거리가 궁금합니다.

A : <인간등대>는 제대 후, 7년 만에 만난 군대 선후배 이야기입니다. 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 보육원에서 자란 희찬은 경제적으로 힘들 때 의식주가 해결되는 군대에 들어왔고 진호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다 선배의 죽음을 목격하고 도피처로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상반된 삶을 살던 두 청년이 수병으로 근무 하면서 끈끈한 우정이 생깁니다. 폭풍우 치는 밤바다에서 위험을 무릅쓰며 기둥에 홋줄로 몸을 묶고 구조의 불빛을 쏘아대는 인간등대가 되었던 두 사람. 군대를 제대하고 자신의 터전으로 돌아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거칠게 파도쳤던 검은 바다와 닮은 현실에서 두 청년은 유대감과 공감을 통해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Q : 소설집에 실린 다른 작품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 : <엄마의 집>은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온 엄마와 그런 엄마가 싫어 정반대의 삶을 살고 싶어 한 딸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이야기입니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은 강북의 학원가를 배경으로 수험생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순간 성공의 엘리베이터에 자신의 아이를 태우기 위해 폭주하는 전차가 되어 버린 엄마들, 맹목적인 성공을 향한 교육의 뒤틀린 현상 속에서 허우적대는 우리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영자 씨와 영미 씨>는 수학교습소를 운영하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영미 씨가 전실 자식 셋을 키워내고 황혼에 든 영자 씨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입니다.


<렌즈>는 단란한 가정생활을 하던 소시민인 주인공이 아이를 위해 좋은 학군이 있는 집으로 무리하게 이사를 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해피 하우스>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학업을 힘들게 마쳤지만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해피 하우스에서 여자들에게 물건을 파는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해밭골 사람들>은 해밭골에 모여든 도시 이주민들이 겪는 농촌 정착기입니다. 그들은 원주민들과 갈등 속에서 서서히 소통하고 공감하며 뿌리를 내리게 됩니다.
<등을 보이고 앉은 여자>는 고급 아파트에서 일어난 의혹과 비밀로 가득한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기이한 나무 아래서>는 출세가도를 달리던 주인공이 명예퇴직으로 정글 같은 세상 밖으로 튕겨져 나와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불안과 갈등을 겪는 뫼비우스의 띠 위에 놓인 삶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Q : 우리나라 소설 중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3권만 부탁합니다.
A : 저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독서와 글쓰기 수업을 했습니다. 동화와 성장소설을 많이 접했는데 그중에서 저학년 동화인 이금이 작가의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을 추천합니다. 동화이지만 소설보다도 더 인간의 본성과 관계를 잘 표현했고 선입견과 편견을 깨는, 사랑의 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줍니다. (독자의 요구로 영미네 집과 봄이네 집, 시리즈가 나왔다.)


두 번째 작품은 이승우 작가의 단편소설 <칼>입니다. 2010년 제10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한 이 소설은 재미와 긴장감이 높을 뿐만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갖는 인간의 본성과 불안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세 번째 작품은 이청춘 작가의 <당신들의 천국>입니다. 자신들의 천국을 만들려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우리들의 천국을 만들기 위해 길을 찾아나서는 작품 속 인물들이 전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보게 됩니다. 

 

Q : 한국소설가협회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시는데 요즘 소설의 등단 경향을 얘기해주세요.

A : 요즘 등단하시는 분들의 연령층이 20대에서부터 60대까지로 폭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신춘은 소설지망생들의 로망이기에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의 사람들이 많이 도전을 하는 듯합니다. 반면, 문예지로 등단하고 협회에 가입하는 회원들을 보면 연령층이 무척 높습니다.

 

작가를 꿈꿔온 분들이 정년 후 본격적으로 소설을 공부하고, 또 이분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소설 강좌들이 많아져 협회 회원의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좋은 소설책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소설을 읽는 독자가 적어 힘들게 쓴 작품들이 사장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소설가들이 많아지듯이 독자층이 넓어져 좋은 작품들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사에서 전)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김지연 소설가는 『인간등대』는 선임과 후임병으로 만난 두 화자의 삶은 대조적이지만, 인간의 힘은 어떤 눈부신 첨단의 발전으로 생성된 힘보다 강하고 우수하며 진정한 본질임을 주제로 삼고 있는 역작이다.

 

또한 수록된 9편의 작품에는 살면서 부딪치는 예기치 못한 복병 앞에서의 당혹스러운 혼돈이나 균열이 삶 속에 입체적으로 스며들어 오히려 현실의 상실을 채워가는 모습을 현장감 있는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버렸던 일을 다시 살기 위해 감내해야 되는, 실존의 무게가 극심한 고통인데도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는 인물들의 얼굴 위로 번지는 따뜻한 미소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달별 이월성 작가의 무한한 정진을 기원하였다.

 

 

 
 

 

  ▲이월성 소설가

 

 〔약력]

 □ 1993년 <예술세계> 수필 등단
 □ 2015년 <한국소설>에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 신인상 등단.
 □ 2020년 소설집 <인간등대>
 □ 공저 <글길을 따라 걷다> <2017신예작가> <2018신예작가>
 □ 단편소설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과 <엄마의 집>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방송
 □ 현) 한국소설가협회 사무국장

 

 〔편집=이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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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씨 2020/05/28 [16:09] 수정 | 삭제
  • 재밌었습니다! 술술 잘 읽었어요~ 다음 작품을 빨리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 두두 2020/05/27 [23:40] 수정 | 삭제
  • 소설잘읽었습니다.! 다음자품도기다려져요
  • 티키튜 2020/05/27 [21:50] 수정 | 삭제
  • 소설집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